02 문구 브랜드 창업 이야기 2 - 예쁘면 될 줄 알았는데
Jun 16, 2026

02 문구 브랜드 창업 이야기 2 - 예쁘면 될 줄 알았는데
Jun 16, 2026

"우리 이거 계속 해볼까?"

며칠 뒤 사업을 계속해보기로 남은 세 명이 구청으로 향했다. 서류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고, 우리는 그렇게 처음으로 ‘사업자’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덜컥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브랜드 이름은 셰클리프(Cherclef)였다. 스페인어로 '소중한 열쇠'라는 뜻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왜 하필 소중한 열쇠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감이 마음에 들었고, 알파벳이 예뻐 보였던 건 확실하다. 지금 생각하면 꽤 엉터리였다. 전략도 없었고, 이유도 없었다. 그냥 마음에 드는 이름 하나를 골랐을 뿐이었다.

처음으로 우리만의 브랜드가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 설렜다. 만들어보고 싶은 것들은 한가득이었고 뭐든 다 잘 될것만 같았다. 건방진 자신감이었다. 계절은 봄이었고, 우리는 다가오는 여름을 주제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눈여겨본 제품은 스마트톡과 캔버스백이었다. 물론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원단을 고르고, 부자재를 찾고, 제작 업체를 찾아다니는 모든 일이 처음이었다. 매일 동대문을 오갔고, 운 좋게 만난 한 제작 업체 사장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에게 하나씩 알려주셨다. 덕분에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배웠다.

처음인만큼 정말 잘해보고 싶었다. 스튜디오를 빌려 사진을 찍었고, 상세페이지도 만들었다. SNS에는 어떤 순서로 올릴지까지 계획했다. 다른 브랜드들을 찾아보며 하나씩 따라 해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고 생각했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고 믿었다.

드디어 네이버 스토어에 첫 제품을 올렸다.
그리고 기다렸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다.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 업로드 버튼만 누르면 주문이 쏟아질 거라는, 지금 생각하면 조금 우스운 상상을 했던 것 같다. 주문은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대학생이었던 우리에게 제작비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용돈을 모으고,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겨우 보태 만든 제품이었다. 그런데 집 한구석에 쌓여가는 재고를 보고 있자니,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예쁘기만 하면 팔릴 줄 알았는데.'

제품은 예쁘다고 생각했다. 사진도 열심히 찍었고, 상세페이지도 꽤 잘 만들었다고 믿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문제를 밖에서 찾았다. 홍보가 부족한 걸까 싶어 인플루언서들에게 협찬 메시지를 보내고, SNS도 더 열심히 운영했다. 그런데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라는 책을 읽게 됐다.  그냥 알고 싶었다. 왜 우리 제품은 팔리지 않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우리 브랜드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

'왜 사람들은 첫 번째 다이어리에는 반응했는데, 이번에는 반응하지 않았을까.'

답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우리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우리가 만들고 싶은 제품만 만들고 있었다. 첫 번째 다이어리를 좋아해 주었던 사람들이 무엇에 공감했는지, 우리 브랜드를 어떤 이유로 기억했는지는 잊고 있었다. 우리는 브랜드가 어떤 사람을 위한 브랜드인지도, 왜 존재하는지도 설명하지 못했다. 예쁜 제품은 만들었지만, 브랜드는 만들지 못했다. 그때 처음으로 브랜딩이라는 말이 조금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브랜딩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잘 만든 브랜드를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다. 왜 사람들은 어떤 브랜드에는 기꺼이 돈을 쓰는지. 왜 비슷한 제품인데도 어떤 브랜드는 오래 기억되는지. 그 질문을 붙잡고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돌이켜보면, 나는 브랜딩을 학교에서 처음 배운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아니었다. 팔리지 않는 내 브랜드와, 집 한 구석에 쌓여 있던 재고 앞에서 처음 배웠다. 셰클리프를 운영하며 겪었던 실패 덕분에 나는 처음으로 브랜드라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왜 어떤 브랜드는 기억되고, 어떤 브랜드는 사라지는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내가 브랜딩을 좋아하게 된 시작이었다.

"우리 이거 계속 해볼까?"

며칠 뒤 사업을 계속해보기로 남은 세 명이 구청으로 향했다. 서류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고, 우리는 그렇게 처음으로 ‘사업자’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덜컥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브랜드 이름은 셰클리프(Cherclef)였다. 스페인어로 '소중한 열쇠'라는 뜻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왜 하필 소중한 열쇠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감이 마음에 들었고, 알파벳이 예뻐 보였던 건 확실하다. 지금 생각하면 꽤 엉터리였다. 전략도 없었고, 이유도 없었다. 그냥 마음에 드는 이름 하나를 골랐을 뿐이었다.

처음으로 우리만의 브랜드가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 설렜다. 만들어보고 싶은 것들은 한가득이었고 뭐든 다 잘 될것만 같았다. 건방진 자신감이었다. 계절은 봄이었고, 우리는 다가오는 여름을 주제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눈여겨본 제품은 스마트톡과 캔버스백이었다. 물론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원단을 고르고, 부자재를 찾고, 제작 업체를 찾아다니는 모든 일이 처음이었다. 매일 동대문을 오갔고, 운 좋게 만난 한 제작 업체 사장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에게 하나씩 알려주셨다. 덕분에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배웠다.

처음인만큼 정말 잘해보고 싶었다. 스튜디오를 빌려 사진을 찍었고, 상세페이지도 만들었다. SNS에는 어떤 순서로 올릴지까지 계획했다. 다른 브랜드들을 찾아보며 하나씩 따라 해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고 생각했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고 믿었다.

드디어 네이버 스토어에 첫 제품을 올렸다.
그리고 기다렸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다.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 업로드 버튼만 누르면 주문이 쏟아질 거라는, 지금 생각하면 조금 우스운 상상을 했던 것 같다. 주문은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대학생이었던 우리에게 제작비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용돈을 모으고,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겨우 보태 만든 제품이었다. 그런데 집 한구석에 쌓여가는 재고를 보고 있자니,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예쁘기만 하면 팔릴 줄 알았는데.'

제품은 예쁘다고 생각했다. 사진도 열심히 찍었고, 상세페이지도 꽤 잘 만들었다고 믿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문제를 밖에서 찾았다. 홍보가 부족한 걸까 싶어 인플루언서들에게 협찬 메시지를 보내고, SNS도 더 열심히 운영했다. 그런데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라는 책을 읽게 됐다.  그냥 알고 싶었다. 왜 우리 제품은 팔리지 않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우리 브랜드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

'왜 사람들은 첫 번째 다이어리에는 반응했는데, 이번에는 반응하지 않았을까.'

답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우리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우리가 만들고 싶은 제품만 만들고 있었다. 첫 번째 다이어리를 좋아해 주었던 사람들이 무엇에 공감했는지, 우리 브랜드를 어떤 이유로 기억했는지는 잊고 있었다. 우리는 브랜드가 어떤 사람을 위한 브랜드인지도, 왜 존재하는지도 설명하지 못했다. 예쁜 제품은 만들었지만, 브랜드는 만들지 못했다. 그때 처음으로 브랜딩이라는 말이 조금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브랜딩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잘 만든 브랜드를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다. 왜 사람들은 어떤 브랜드에는 기꺼이 돈을 쓰는지. 왜 비슷한 제품인데도 어떤 브랜드는 오래 기억되는지. 그 질문을 붙잡고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돌이켜보면, 나는 브랜딩을 학교에서 처음 배운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아니었다. 팔리지 않는 내 브랜드와, 집 한 구석에 쌓여 있던 재고 앞에서 처음 배웠다. 셰클리프를 운영하며 겪었던 실패 덕분에 나는 처음으로 브랜드라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왜 어떤 브랜드는 기억되고, 어떤 브랜드는 사라지는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내가 브랜딩을 좋아하게 된 시작이었다.

Seoyoung Park.  All rights reserved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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